내년 하반기에는 제1회 변호사시험이 치러진다.
문제는 선택형(객관식), 사례형(case), 기록형(실무)으로 나누어진다.

법무부에서 발표한 모의시험문제의 선택형 문제를 분석해 보면, 그 유형 및 난이도가 현행 사법시험 1차시험 문제와 매우 유사하다.
실제로 필자가 2010년 10월에 진행된 진도별 모의고사 강의에서 위 변호사시험 모의시험문제를 다수 인용하여 출제했는데, 모든 학생들이 기존의 사법시험 문제와의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정답률도 비슷하였다. 

그렇다면, 변호사시험에서 선택형 문제의 예상합격점수는 어느 정도가 될까?

사법시험의 경우에는 약 2만 명 정도가 응시해서 1차시험에서 2천명 이내가 합격한다고 할 때 그 커트라인은 평균적으로 80점 전후이다. 즉, 합격률 10%일 경우에 합격선은 80점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시험은 응시자의 약 80% 정도를 합격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격률은 80%가 된다는 것이다.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의 문제수준도 동일하고, 응시자의 수준도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합격률 10%인 사법시험의 커트라인이 80점 이상이라면, 합격률이 80%인 변호사시험의 커트라인도 80점 이상이 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본인의 추정으로는 후하게 계산해도 60~70점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 이러한 결과가 나온다면 이것은 여러가지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첫째, 사법시험 응시생은 80점 이상을 맞아야 합격하는데, 로스쿨 학생은 60점 이상만 맞아도 합격한다면 이는 매우 불공평한 것이고, 로스쿨 학생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는 논란이 일어날 것이다.

둘째, 국민들에게 질 좋은 법률서비스의 확충이라는 취지로 출발한 로스쿨제도도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수준 높은 법학교육을 한다는 로스쿨에서의 교육 자체가 부실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성적이 사법시험 합격자의 성적에 미달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 로펌 등에서 변호사를 영입할 때 양 시험의 합격자를 차별대우하게 될 것이고, 사건을 의뢰하는 일반인의 경우에도 역시 사법시험 합격자를 변호사시험 합격자보다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사법시험이 변호사시험으로 완전히 대체되는 시점에서는 변호사시험 출신 법조인의 실력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게 되어 결국은 사법시스템 자체의 불신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한편 평균 80점 이상의 점수로 1차시험에 합격한 사법시험 준비생들은 대개 다시 1년동안 2차시험의 사례형 문제를 준비하게 되고, 3차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한 후에도 다시 사법연수원에서 2년동안 실무연습을 하게 된다.
여기서 60점 정도의 실력으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후 6개월의 짧은 연수과정을 거쳐 변호사로 나서는 로스쿨학생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실로 엄청난 실력 차이가 날 것은 분명하다.

당분간 법조인이 되는 두 개의 과정이 병존하게 될텐데, 위와 같은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